망량의 상자 2화 리뷰

[Master-J 스페이스/리뷰]

※인물명은 손안의책 출판사에서 발매된 소설 [망량의 상자]의 표기를 따릅니다.

이래저래 중요한 한 화였습니다.
중요하다는 건 바꿔 말하면 섣불리 말했다간 뒷 내용의 스포일링이 될 위험이 산재한 화였다는 얘기인데요, 그래서 리뷰를 쓰면서도 상당히 조심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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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에 이어 2화에도 도입부에서 구보 슌코의 소설 ‘상자 속의 소녀’ 의 장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헌데 어째서 작중 화자인 ‘나’의 배역에 세키구치를 배치했는지는 수수께끼입니다. 애니메이션만의 어떤 연출을 위한 복선일지도 모르겠군요. ‘그냥 대강 만만한 세키구치를 넣었다.’ 라는 이유가 아니라면 주목해 봐야할 것 같습니다.



1화에선 백합물의 분위기까지 풍겨가면서 가나코와 요리코의 관계, 요리코가 가나코에게 품은 심리등을 시청자들에게 각인시켰듯이 2화는 기바형사의 인물상을 잡는 데 중점을 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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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바 형사의 여성을 대하기 어려워하는 점이나 무뚝뚝하고 강경해 보이면서도 은근히 섬세하고 배려심 있는 성격이 확실하게 제시된 것 같습니다. 그런 그의 성격상 극도의 두려움과 당혹감에 떨면서 여드름이 어쨌다는 소리만 반복하고 있는 어린 소녀를 강하게 추궁해서 증언을 받아내는 건 무리였습니다. 유일한 목격자에게서도 변변한 증언을 받아내지 못한 이상 수사는 전혀 진전을 보일 수가 없고, 남은 건 피해자인 가나코의 생사여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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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변변한 대사도 없었던 것 같지만 이번 화에서 요리코는 많은 것을 보여줬습니다.
사건 자체에 대해선 영문 모를 소리만 늘어놓고 있지만 가나코의 신변에 관한 이야기에는 격렬한 절망감과 슬픔을 보였고, 그녀의 어머니와의 갈등도 보여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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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어떻게 이 모녀의 사이가 벌어지기 시작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지금 현재 요리코에게 집과 그녀의 어머니는 안식처가 아닙니다. 진부한 얘기지만 집과 가족에게 정을 붙이지 못했던 그녀이기에 더욱 가나코에게 집착했던 것이겠죠.


그리고 이번 화에는 가나코를 둘러싼 많은 인물들이 등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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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코의 가족인 요코는 전직 배우였습니다. 그녀의 영화를 보면서 용모에 어울리지 않게 눈물을 글썽였던 이 형사양반은 경찰수첩에 그녀의 사진을 넣어 다닐 정도의 열성 팬이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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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기라곤 찾아볼 수 없는 아메미야와 시종 그를 깔보는 태도를 보이고 심지어 경찰인 기바에게도 건방진 태도를 취하는 마스오카는 옷차림부터 성격까지 공통점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인물들입니다. 사고 소식을 듣고 득달같이 달려온 남자 두 명이 모두 ‘아버지’ 혹은 그에 준하는 심플한 관계를 댈 수도 없는 ‘타인’ 이며 게다가 전혀 공통점을 찾아볼 수 없는 사람들이란 점, 그리고 관계자들 중 유일한 ‘가족’인 유즈키 요코와 마스오카의 수상한 언쟁은 가나코의 가정 환경이 결코 평범하지 않다는 걸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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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였던 유즈키 요코이기에 더욱 어울리는 연출입니다만 이 스포트라이트는 이곳에 모인 사람들을 ‘배우’ 그리고 이들이 모인 곳을 ‘무대’ 로 보이게 합니다.
가나코와는 ‘타인’ 이면서 누구보다 절박한 표정으로 달려온 아메미야, 아메미야를 깔보는 마스오카, 그런 마스오카와 대립각을 세우는 전직 배우 요코, 그런 요코의 팬인 기바. 그리고 접점이 보이지 않는 이 사람들을 묶고 있는 가나코.

사회적인 신분으로든 인간관계로든 이들이 이 무대에서 차지한 ‘배역’ 은 서로에게, 그리고 이 극에서 어떤 의미를 지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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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의 1/3 정도는 다른 팀에게 할애됐습니다. 시간도 앞의 사건으로부터 보름 정도가 지났고 사건도 다른 사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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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사실 애니메이션 판에서 이 소설가 선생의 용모는 방영 전부터 ‘세키구치 주제에 별로 불행하고 찌질해 보이지 않는다!’ 라는 피도 눈물도 없는 원성을 듣긴 했습니다만 이 부분은 앞으로 표현하기 나름이겠죠. 하지만 역시 날카로움마저 느껴지는 세키구치나 훈남이 되어버린 도리구치군은 참 적응이 안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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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예쁘고 똑똑하고 행동력있고 요리까지 잘하는 우리의 아츠코쨩이 예쁘니 OK입니다. 성우도 쿠와시마 호우코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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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이들의 대화에서 드디어 작품의 제목인 ‘망량의 상자’와 프롤로그에서 보여준 ‘상자 속의 소녀’에 이어서 본격적으로 ‘상자’ 라는 키워드가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제령한 악령을 상자에 봉인한다는 제령사 ‘온바코님’, 그리고 호수에서 발견된 상자 속에 든 토막난 사람의 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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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비록 동생인 아츠코의 입을 통해서입니다만 그녀의 오빠이자 아직 코빼기도 비추지 않은 주인공 교고쿠도 특유의 독특한 관점이 처음 등장했습니다.

살인이라는 비일상으로부터 일상으로의 복귀를 위한 이성적 행동으로서의 시체 토막내기라든가 살인이란 도리모노(通り物)에 마주친 것과 같은 것이라는 그의 이론은 20분짜리 TV애니메이션의 분량상의 한계로 상당히 설명이 생략된 감이 있습니다만 어쨌든 아츠코의 오빠인 교고쿠도란 인물을 짐작하는 데 실마리가 될 거라 생각합니다. (도리모노(通り物)에 마주쳤다는 표현은 직역하기 힘듭니다만 우리 식으로 말하자면 ‘순간적으로 뭐가 씌였었다.’ 는 의미로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시간관계상 축약된 짧은 설명으로는 계획적인 살인 등을 무시한 그냥 ‘이상한 소리’ 입니다만 이 부분은 관심 있으신 분들은 원작 소설의 장황한 설명을 읽어보시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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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는 역시 ‘상자’입니다.
변변한 창문도 보이지 않는 상자 모양의 건물을 수많은 경찰들이 삼엄하게 경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관할 사건도 팽개치고 독단으로 행동하고 있다는 기바 형사, 그리고 가나코를 우수한 외과의사에게 데려가겠다던 유즈키 요코가 이 건물에 있습니다. 그리고 그녀의 옆에는 근엄한 얼굴을 한 또 한명의 새로운 등장인물이 있습니다.


2화는 전체적으로 이런저런 요소를 ‘제시’ 하는 화로 정리가 될 것 같습니다.
많은 등장인물이 제시되었고 두 가지 사건이 제시되었으며 ‘상자’ 라는 키워드와 ‘상자같은 건물’ 이라는 무대가 제시되었습니다.
물론 아직 더 제시될 것이 남았습니다만 우선은 지금까지 제시된 요소들을 얼마나 잘 배치하고 표현해서 캐릭터와 분위기를 시청자들에게 잘 각인시킬 것인가가 관건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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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으로, 어째 BL물 같은 분위기가 나긴 합니다만 네 사람의 캐릭터를 잘 보여주는 오프닝의 마지막 장면은 상당히 마음에 듭니다.
탐정과 책방 주인은 언제쯤 모습을 드러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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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15 14:57 2008/10/15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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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척 [2008/10/15 15: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작품의 전반적인 분위기 때문인지
    생각보다 인물들이 화사~하게 그려졌음에도 불구하고 눈에 거슬리지 않는것 같습니다.
    1쿨인지 2쿨인지는 몰라도 앞으로 얼마나 내용을 생략할지...
    아니 책의 분량상 오히려 얼마나 넣을 수 있을지가 궁금해 집니다;